'Chapter3'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6.01.01 프로젝트3 - 구름
  2. 2015.12.29 프로젝트3 - 농담
  3. 2015.12.23 프로젝트3 - 심판
  4. 2015.12.18 프로젝트3 - 보통
2016. 1. 1. 11:05

KLJ

 

자유로워. 자유롭지만 아무런 책임도 지지않지. 자유에는 그마만의 책임이 따른다는 우리와는 달라. 그들은 아무것도 책임지지않아. 책임질 필요도 없지. 난 그런것들이 좋아. 그들은 사라지고 싶을때 사라져. 나타나고 싶을때 나타나지.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해. 각자의 생김새가 어떻든지 신경쓰지않고 제 갈길을 갈뿐이지.  우리는 그들을 유심히 살펴야해. 나는 그들의 성질을 닮고싶어. 뭉실뭉실. 부드러워. 달콤할거 같기도 하고. 나에겐 하나의 꿈이야. 눈에 보이는것만으로도 아름다워. 존재 자체가 눈부실때가 있어. 그럴땐 언제나 감탄하지. 그리고 감사해. 이런 것을 내게 주심에. 상상력의 원천이야. 그 어느것보다도. 유년시절엔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와 놀았어. 지금은 나이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같지는 않아. 내 눈에 더 이상 보이지가 않는건지. 요즘은 워낙 볼 일도 없어서 말이야. 그래도 가끔씩은 살펴보려고해. 그냥 보고있으면 뭉클하거든. 그래봤자 예전처럼 길게 놀고있을 수는 없어. 그저 버스타러 나가면서 한 번, 모든 일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오면서 한 번 정도일까. 그때 그가 없으면 그렇게 섭섭할수가 없어.

뭐 어쨌든 이런저런 많은 이유들로 그가 좋아. 나를 어린시절로 돌려보낼수 있는 몇개 남지 않은 매개체중에 하나거든. 그런 것들이 내가 어른이 되면서 너무 많이 사라져서 말이야. 그저 기도하지. 매일. 그가 사라지지않기를. 그 모든 매개체들이 사라지면 나는 어떻게해? 어린이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까먹을것만 같은걸. 내겐 몇개 남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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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HIO'
2015. 12. 29. 18:16

KSJ

 

양치기 소년의 이야길 읽으면서 생각했다. 양치기는 사실 외로웠던게 아닐까? 하고는. 늑대가 나타났다고 이야기해야지만 자기를 찾아와 주는 사람들, 자기를 찾는 사람들. 그것이 정작 자신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양이 걱정되서 그를 찾는거였지만. 이유야 뭐가 되었든. 그때가 사람의 채취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으니까. 그는 그 시간이 필요했던게 아닐까?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시간. 어쩌면 그는 외로웠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대화할 사람이 필요했는지도. 그래서 그는 그렇게 마을을 향해 농을 던졌던게 아닐까.

그는 외로웠을까. 외로웠겠지. 말을 건넬 사람이 필요했고, 말을 건네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겠지. 그는 두려웠을까. 두려웠겠지.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잊어가는것에 대하여. 그래서 그는 그렇게 농을 던졌던걸까. 그랬겠지. 실은 그것이, 누군가에게 외치는 삶에 대한 절박한 소리는 아니었을까. 나 여기 있어요. 나 살고 싶어요. 나 너무 힘들어요. 하고는. 그 모든 소리를 외면한것은 누구였을까. 한 번이라도 그들은 그에게 관심을 가졌을까. 그저 자신의 양을 잃어버릴까 두려워만 하던 그들, 그들의 작태가 양치기소년을 외롭게 만든것은 아닐까. 단 한명이라도 양치기 소년에게 그에 관한 이야기를 건넸다면, 궁금해했다면 결과가 같았을까. 그저 그들은 자신의 양에 관심이 있었을 뿐이다. "우리 양은 잘 있지?" "우리 양 좀 잘 부탁해" 양치기 소년을 내보낸건 누구였을까. 그는 외로웠고, 우울했다. 왜 아무도 양치기소년의 살려달라는 비명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일까. 몇 번이고 구원해달라고 소리쳤는데. 돌아온건 결국 완전한 무관심, 완벽한 단절과 절대적 비난.

 

그의 농을 더 이상 듣진 못했다. 늑대가 진짜로 나타났으므로. 그 늑대가 그를 잡아먹었으므로. 그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난다. 나는 궁금하다.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을까? 늑대가 나타날때까지 무관심했던건 누구였는가? 늑대를 나타나게 한건 누구였는가?

나는 생각한다. 우리 모두의 마음안에는 늑대 한마리가 있다. 그 늑대는 시시탐탐 그대의 목을 노리고, 그대의 마음을 노린다. 그리고 그 앞에는 늑대의 울부짖음 앞에 두려움에 벌벌 떨고있는 양치기소년이 한 명 있다. 그는 언제 늑대가 나타날지 조마조마하며 마음을 졸인다. 그저 내색하지 않으려 애쓸뿐. 우리가 그 양치기소년의 이야길 듣지 않으려고 하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을 늑대는 놓치지 않는다. 내 안의 양치기소년이 아닌 누군가의 또 다른 양치기소년이 그대에게 늑대가 나타났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 순간을 그대가 놓치지 않기를.

늑대가 나타난다는건 양치기소년의 죽음을 의미하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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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HIO'
2015. 12. 23. 03:18

LMW

 

"마. 누가 보든말든 똑바로 살아야한다이. 천지삐까리들이 다 보고있다. 니 허투루 살믄 그거 다 하늘에서 심판받는기라. 조심해라"

아버지는 항상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해가 가진 않았다. 대체 누가 나를 보고있고, 그 누가 나를 심판하는가. 그리고 나를 심판하면

뭐 어쩔건가. 줫도 없는 나를. 심판할거면 저 위에 개판 오분전인, 아니 개판 오초전인 무수히 많은 윗선생나리들이나 심판할것이지.

심판관도 더럽게 할 짓이 없나. 아니면 그 하늘의 심판관들 한테도 이미 뭘 멕였나. 그래서 그 높이 계신 심판관 나리들도 줫도 없는

나 따위나 심판하기위해 내가 잘하고 있나 봐주고 계시단건가- 오히려 그럼 나야 고맙지, 암.

 

아버지는 자살했다. 그리고 그 전날 술먹고 집에 돌아와서는 어린 나의 손을 잡고 동네 한바퀴를 걸으면서 그 이야길 또 했다. "마,

내가 했던 말 안까묵었재? 다 보고있으니께 어디서든지 행동 조심하고 똑바로 살아가라이. 살아 순간에 내는 내한테 정직했다. 심판

받아도 내는 두려운거 하나 없다. 그리 살아라 알겠재?"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버지는 뭐가 그리도 두려웠던걸까. 왜 그리 정직하게 살았을까. 대체 어떤 심판이 기다리고 있길래. 대체 어디

서 그런 이상한 소리를 들었길래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 말을 하고 가셨나. 평생 뭐 하나 믿지도 않고 무교로 살아온 사람이. 하이고

아버지 그리 똑바로 안사는 놈들이 더 잘사는게 지금 세상인교, 괜히 아버지 말 듣고 단디 살다가 완전 개털됬다 아인교. 내게 남은게

무엇이요? 쥐뿔이. 줫도 없다니. 저 더러운놈들이 훨씬 잘 먹고 잘 사는거 안보이는교. 아버지 말듣고 살다가 이게 뭐시요. 어쩔랑가.

이리 죽으면 그냥 속 편한가? 나 혼자 정직하게 살아서 개뿔.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줫도. 아버지. 나 그냥 죽을라고 하요. 이리 살

아서 더는 살 수가 없소. 줫도. 해볼만치 해봤는디. 뭣도 안되는고마- 줫도.

 

그래도 아버지. 아버지 말대로 살았응게. 올곧게 살았응게. 만나면 칭찬이라도 좀 해주쇼.줫도. 내 금방 갈텡게. 어렸을 때 그랬던 것

처럼 내 손 잡고 그냥 우리 마을 어귀나 한바퀴 같이 걸읍시다. 오랜만에 얘기나 하면서 아버지랑 술 한잔 해야겠소잉. 그리 살아서

뭐가 좋았냐고 함 물어나 봅시다. 그리 말해놓고 그 다음날 그래가믄 나는 어쩌라고. 줫도. 줫도.. 그래 그거 하난 좋네. 줫같은 세

상. 죽기전에 마음 하나만큼은 편하고마. 하늘에 있는지 지하에 있는지 어디있는진 모르겠지만 천지삐까리님덜. 잘 부탁하요잉 난 똑

바로 살았응게, 내 살아 순간에 내는 정직했응게, 그래서 죽는겅게, 그거 하나 봐주쇼.  

 

 

울 아버지 미안하요. 생각보다 너무 일찍왔재? 아부지 심심할까벼 후딱 왔어야. 

 

아니 칭찬해줘야지. 그렇게 울고 있음 우째야.

 

나 아부지 말대로 정직하고 올곧게 살았고마. 왜 그렇게 울고있대야.

 

허 참

 

아따 그만 우쇼잉. 남사스럽고마. 빨리 손잡고 걸으러 갑시다잉.

 

그 래

 

그 동안 잘 지내셨는가? 천지삐까리넘들 전부 나 보고있었을텐데 아버지는 나 보고있었는감?

 

아 따

 

그만 우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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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HIO'
2015. 12. 18. 23:18

MHJ

 

 보통날이었다. 아무것도 다를것이 없는 날. 아무것도 다를게 없던 날. 아니, 아무것도 다른것이 없다고 생각했던날이였을까. 하여튼

그런 날이었다. 어제 끓이고 다 먹지 못한 김치찌개를 저녁으로 먹었다. 거기에 참치가 들어가있던가, 돼지가 들어가있던가, 그것도 

아니면 다른 무엇이 들어가있었던가. 보통은 돼지고기를 집어넣으니 돼지고기가 들어가있었겠지. 그날은 보통날이었다고 기억하고

있으니까.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생각한 것은 내 이번행위가 다음행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고, 그런것이고,

내 지금의 행위는 전에 내가 했던 어떤 무언가의 행위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게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하지 못한다

고 해도 말이다. 그게 무엇이든지.

 

 요리를 하는것과 그 요리를 먹는것과 그 요리를 먹고 남은 것을 치우는것과 그 요리를 먹고 남은것을 치우고 남은 것들을 정리하는

것들과 그 앞의 모든것들을 정리하기 귀찮아서 내비두는 것과 그 외 저녁을 먹는 데  쓰여질, 쓸 수 있는 모든 이야기들. 식사를 함에

있어서 모든 행위는 하나하나가 서로에게 얽혀있는 순환구조인 것이다. 어제 남긴것이 오늘의 반찬이 된다면 선순환구조이지만 어제

남긴 것이 삼일 째 방치되고 있다면 선순환구조에서 악순환구조로 넘어가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런것들이 뭐가 중요하랴. 나는 어제 남은 김치찌개를 그때 먹고 있었고, 그것은 악순환구조로 넘어가기전에 구조에 성공했다는 뜻

인건대. 그리고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어쨌든 그 날은 그저 저녁으로 김치찌개를 먹는 그런 평범한 날이었다는 것이다.특별한 날에

는 김치찌개따위를 먹지는 않으니까. 보통의 집에서 보통의 저녁으로 보통의 사람이 어제 보통의 방식으로 끓이고 남은 김치찌개를

보통의 방식으로 먹은 후 그 보통의 김치찌개를 먹고 남은 것을 치우는것과 보통 정도의 남은 것들을 보통 이제는 뭐가 도통 보통인

지 모르겠고, 찌개가 보통인건지 치우는 방법이 보통인건지 내가 보통이란건지 그 날의 공기가 보통이었던지. 그것도 아니었다면 그

날 내가 감명깊게 읽은게 알랭드 보통의 책이었는지, 알랭드 보통도 김치찌개를 먹었는지 그런게 걱정되기도 하면서 뭐 그런 생각

이 쉴새 없이 지나가는 그런 평범한 보통의 날이었던것이다. 그 날은.

 

 그런 보통의 날에 저녁을 먹은 후에 나는 보통사람이라면 보통 생각하지않을 나의 보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남의

고통을 보면 참지못하는 나의 성격이 나의 보통을 보고도 참지 못하게 되버린건지. 왜 이렇게 보통처럼 살아갈까하는.  더 이상 이렇

게 보통하게 살아갈 순 없다는 그런 문제의식이 들면서 나는 왜 하필 오늘 저녁을 보통날처럼 어제 끓인 김치찌개를 먹어버린 것일까

하고는. 왜 나는 김치찌개따위를 먹고 그 먹은것을 보통 치우는 방식대로 치워버린것일까. 하고는. 더 이상 보통적으로 살아갈 순 없

다고 생각이 들기시작하면서 부터는. 그러고는. 내일부터는 김치찌개에 참치나 돼지고기가 아닌 스팸을 넣어봐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내일은 나에게 특별한 날이 되겠지. 김치찌개에 스팸을 넣은 첫 날이니까.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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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HIO'